4살, 처음으로 심부름을 떠나다.



나이가 먹어가면 저절로 보수화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새로운일을 하는것에 겁을 먹기 때문이다. 그냥 몇년 혹은 몇십년 하던것을 계속 하고 싶기도 하고, 새로운것을 배우는것은 에너지와 체력이 들기도한다. 귀찮음과 두려움이 적절히 믹스되서 사람을 겁에 질리게 한다. 어리면 모든것이 새로운일이기 때문에 겁을 안낼래야 안낼 수가 없다. 모든일이 겁난다. 어른처럼 겁을 안내도 되는 익숙한 일이 없다. 



처음으로 엄마없이 하는 첫 일


여기 4살짜리 어린 여자애가 있다. 이제 이 여자애는 처음으로 심부름을 한다. 세상에 눈을 뜨고 4년이라는 시간을 지내면서, 엄마가 없는 그림은 없었다. 그 그림에서 한발 벗어나 엄마가 없는 그림으로 첫발을 내딛는다. 보는 사람의 심장이 쫄깃하다. 엄마는 더욱 불안하다.


아이는 몇발 가지 못하고 돌아온다. 콧물이 나온다고 한다. 화장실이 가고 싶다고 한다. 급기야 가지고 있던 휴지를 버려달라고 한다. 아이는 엄마가 없는 저 길 너머가 너무 낫설고 무섭다. 이런 저런 변명으로 겁이 나는 새로운일로 부터 도망가고 싶어진다. 어른들도 도망간다. 어른들은 좀 더 그럴듯한 변명을 할 뿐 똑같다. 엄마는 다정하게 말한다. 자신을 이겨야 해. 지면 안되. 아이는 울음을 터트리지만, 결심을 한다.  그리고, 떠난다. 그리고 돌아온다. 모든 심부름을 완수하고 웃으면서 뛰어온다. 



아이보다 더 큰 용기가 필요한 엄마


방송이라서, 아이를 가까이서 지켜보는 카메라맨과 어른들이 있다. 그래서, 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실생활에서는 쉽게 4살아이를 거리로 내보기는 어렵다. 특히나 요즘처럼 흉흉한 세상에서는 더욱 그렇다. 엄마의 두려움이 아이의 두려움보다 더 클지도 모르겠다. 아이에게도 새로운 일이지만, 부모에게도 새로운 일이다. 아이보다 용기가 더 필요한건 엄마다. 


진짜 용기 있는 사람은 겁이 나지만 이겨내는 사람이다. 4살아이가 감당하기 너무나도 겁나는 일에 용기를 내서 이겨냈다. 그런 작은 용기가 하나둘 쌓이면, 정말 용감한 사람이 될지도 모르겠다. 언젠가는 엄마가 없는 세상에서 혼자 이겨내야한다. 그 세상에서 진짜 필요한건 영어 몇단어가 아니라, 두려움을 이겨내는 용기일지도 모르겠다. 엄마의 진짜 역활은 학원으로 손을 끄는게 아니라, 옆에서 이겨낼수 있도록 응원하는것일지도 모르겠다. 엄마가 아이가 이겨낼때까지 기다릴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나도 생각처럼 좋은 부모가 될수 있을까?


영상 마지막 태어나서 4살까지 짧은 영상에 울컥한다. 이제 10개월된 내 아이도 4살이 되고, 나의 곁을 떠나려고 조금씩 세상으로 발을 내딛일 것이다. 뿌듯하면서도 슬픈 미묘한 감정이 벌써부터 일어난다. 그건 나에게도 새로운 일이다. 두렵고 겁난다. 나의 어머니도 아버지도 어린 나를 보면서 그랬을 것이다. 그랬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또 한번 찡하다. 세상은 겪지 않고, 책으로만 이해하는곳이 아니라는것을 요즘 계속 느낀다. 


머리로는 가능한 행동들이 몸으로는 잘 되지 않는다. 세상 모든 부모들이 그럴것으로 생각한다. 부모가 되기 전에는 모른다는 식상한 말도, 부모가 되고 나면 식상하지 않다. 아이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주고, 주위 허접한 이야기에 흔들리지 않는 부모가 될수 있을까? 그런 용감한 부모가 되고 싶다.







Posted by 달을파는아이 달을파는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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