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식당의 다른 대응에 대한 나의 마음가짐?



오늘 점심은 공짜로 먹었다. 5500원짜리  김치볶음밥을 시켰다.  햄볶음밥이 나왔다. 당황한 식당주인은 잠시 확인을 하고와서는 "미안합니다. 제가 실수를 했습니다. 이번은 공짜로 드세요." 라고 했기 때문이다.


얼마전 토요일에 식당을 갔다. 맛나게 먹고 있는데, 어린 딸과 함께온 가족이 들어왔다. 자리에 앉자 말자 식당이 떠나갈듯 동요노래가 폰에서 흘러나왔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통제안되는 아이의 고충은 이해한다 이해하지만, 너무 거슬렸다. 


엄마가 대뜸 식당 종업원을 불렀다. 


"여기 머리카락보이죠? 먹는데, 긴 머리카락이 나왔어요." 

라고 언성을 높였다. 


식당 아줌마는 당황한 얼굴을 하며,  

"아.. 그러세요? 어떻게 하라는 건가요?" 


세상에는 쉽게 풀릴 일을 크게 만드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한다. 


아이 엄마는 황당한 얼굴로 조금 더 큰소리로 


"아니 어떻게 해달라는게 아니구요. 머리카락이 나왔다구요. 그런 상황을 그냥 말씀드리는겁니다. "


종업원은 조리실로 가서 요리사와 이야기를 한다. 돌아와서, 


"원하시면 포장하나 해드릴께요."


"제가 포장을 하나 받을려고 이러는게 아니잖아요. 그냥 미안하다 조심하겠다만 하면 되는건데 .."

 

그제야 종업원은 죄송합니다. 라고 한다. 그렇지만, 마음속에 별 것도 아닌거가지고 호들갑이야 라는 마음이 얼굴로 스며나왔다. 엄마는 씩씩대며, 포장을 챙겨서 가게를 나섰다. 




보통 마케팅 책이라면, 첫번째 대응이 훌륭하고 두번째 대응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예전에는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두번째 대응도 별로 나쁘지가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첫번째 경우에 대한 나의 마음가짐 


오늘 공짜로 밥을 먹었다는 즐거움 보다는 출구를 나올때 미안함과 찝찝함이 더 컸다. 다음번에 다시 그 가게를 가기가 대면대면해 질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식당 사장이 원했던 결과는 아닐 것이다. 애초에 원했던 결과는 "멋진 가게군. 다음번엔 친구들을 더 데리고 와야겠어." 라는 마음가짐을 원했을것이다. 


공짜밥을 탐해서 주문이 잘못됬다고 말했던 아니었기 때문에, 괜히 미안한 마음이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그냥 그걸 먹을 수도 있었는데, 그렇게 미안할 상황도 아니었으니 말이다. 김치볶음밥이나 햄볶음밥이나.. 과한 친절과 오바는 사람 사이에 벽을 친다. 거리를 만들게 된다는 말이다. 


두번째 경우에 대한 나의 마음가짐


초보 식당 종업원의 대응이 그닥 훌륭하진 않은건 사실이다. 먼저 “죄송합니다.” 라고 부터 시작했으면, 목소리가 조금 낮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아이엄마가 더 이상 가게에 오지 않는다면 오히려 더 나을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식당이라는 공동체 속에서도 지켜야하는 예의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뿌리깊은  “손님은 왕” 마인드. 아이가 징징댄다고 해서, 식당이 떠나갈듯이 동요를 틀어서는 안된다. 어렵다면 소리를 그렇게 크게 하지는 말았어야 한다. 그 아이 가족덕분에 다른 가게 손님들이 밥먹는 20분동안 소음에 시달렸다. 소음유발을 아무런 꺼리낌없이 행하던 모습때문인지, 그 아줌마가 머리카락이 나왔다고 소리치는것이 왠지 진실되어 보이지 않았다. 


종업원의 역활은 손님의 종이 되는게 아니다. 손님의 모든 행동을 이해해야만 하는것도 아니다. 다가가서 소리좀 조금 낮춰 달라고 했어야 한다. 애초에 남에 대한 배려를 하지 않는 손님이기 때문에, 더 이상 오지 않는게 피차 도움이 될수도 있다. 어설픈 대응으로나마 쫓아 냈던게 주요하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진상을 피우는 손님에게만 쩔쩔매는 이상한 풍습이 있다. 진상 손님에 대응하다, 좋은 손님들에게 소홀해지게 된다. 대부분 좋은 손님들은 말없이 왔다가 사라진다. 


매뉴얼은 참고만 하시고..


세상은 메뉴얼대로 이루어지는게 아니다. 정답이란 있을수도 없고.. 올바른 질문을 생각하지 않고, 답안지의 답을 미리 정해두면 자꾸 잘못된 곳으로 가게 마련이다. 위의 나의 말도 정답이 아니다. 저렇게 생각할수도 있다는 예일뿐이다. 매뉴얼은 참고만 하시고, 스스로 질문을 하는 습관을 가지는게 좋지 않을까? "오늘 나의 대응은 적절했어!" 라고 생각할지도 모를 첫번째 레스토랑에게 "오늘 나의 대응이 과연 적절했나?" 라고 생각하길 바래본다.








Posted by 달을파는아이 달을파는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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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5.05 10:17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하하 두번째의 예시는 나와 같이 갔던 가게의 일화로군..
    요즘 대부분 가게에 들어가면 정말 옛날처럼 주위는 생각지 않고 본인들만 왕이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듯 하더군.. 음식을 하다보면 뭐 실수가 있을 수도 있는데 그런거 일일이 따져가며 너무 세상을 까다롭게 살고있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내 입장에선 그냥 넘길수도 있는 문제인데.. 생각은 하지만.. ㅋ

    빈이 기저귀 간다고 형수가 구석 자리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했던 행동에도 그러는거 아니라고 밖으로 나가서 하자며 하는 형의 생각이 원래는 당연한 것인데도 더 별난것 처럼 되어버린게 요즘 세상인듯하네..

    내 주위엔 그런걸 식당에서 다른 사람 식사하는데도 정말 대수롭지 않게 애 키운다는 벼슬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서.. 내심 내가 애 키우면 저러진 말아야지 하거든..

    왠지 글에서 같이 경험했던 일이 반가워 몇자 적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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